정원 프로젝트: 새겨지는 것들

《새겨지는 것들》은 퐁피두센터 한화의 정원 프로젝트입니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김윤신, 신미경, 오묘초는 세 개의 다른 세대를 관통하는 한국 여성 작가들로, 다양한 시대의 조건 속에서 자신만의 언어와 형태를 찾아 작업을 이어왔습니다. 작가들은 각자가 살아온 현실에서 마주한 대상, 문장, 사건의 의미를 탐구하며, 이를 주변 환경과 조응하는 작품의 모습으로 선보입니다. 그들의 작품은 자연, 시간, 장면이 조각의 표면에 내려앉아 스며드는 과정을 공통의 의제로 삼습니다.
김윤신은 강도와 결이 다양한 나무, 돌을 파내며 조각의 형태를 구축해왔습니다. 그의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연과 신체가 나누는 호흡이자 그로부터 발현되는 비언어적 감각입니다. 몸의 움직임, 비정형의 나뭇결, 선명한 색의 스펙트럼은 금속으로 떠낸 채색 조각 위에 오롯이 응축되어 생명력과 활기를 뿜어냅니다. 신미경의 조각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점진적 덜어내기를 통해 비로소 실현됩니다. 정원에 놓인 천사 동상은 비누로 만들어져 외부의 바람, 빗물, 공기에 의해 천천히 그 윤곽선을 바꾸어 갑니다. 너무나 견고해 의심의 여지가 없던 천사의 형상과 관념은 이내 현실 속으로 풍화되고, 우리는 비인간 요소들이 관여한 낯선 형태를 맞이하게 됩니다. 오묘초는 자연과 신체의 일부를 닮은 듯하면서도 생경한 미지의 생명체를 초대합니다. 넝쿨의 곡선, 이슬의 반짝임, 뿌리의 단단함을 가진 존재들은 정원에 불시착하여 자연과 공생합니다. 아직 도래하지 않은 미래로부터 추출된 듯한 이들은 현재의 기후와 풍경에 서서히 스며들며 이곳을 불현듯 낯선 곳으로 만듭니다.
서로 다른 조건과 배경에서 출발한 개별의 조각들은 정원의 식물, 한강의 바람, 미술관의 빛과 어우러져 저마다의 시간을 작품의 안팎에 새겨갑니다. 방문객들은 산책로를 따라 걷거나 멈춰 서며 각 작품에 담긴 질감과 의미를 찬찬히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계절이 거듭될수록 정원에는 새로운 작품과 이야기가 쌓여갈 것이고, 미술관의 정원은 전시장 밖 예술의 장으로 서서히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본 프로젝트는 나다움을 응원하는 여성 웰니스 리딩 파트너, 한화손보와 함께합니다.
*본 전시는 무료로 진행되며, 별도의 예약 없이 관람 가능합니다.
한화문화재단 이사장, 대표: 이성수 경영지원 총괄: 최주일 전시총괄 디렉터: 임근혜 큐레이터: 박지형 전시 디자인: 홍예나 프로덕션: 구예나 상품 개발: 정영진 전시 코디네이터: 김하영감사한 분들 국제갤러리, 김란그래픽 디자인 프레스룸영상 파이크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