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태전시관 기획전 《선의 비행 : 구도의 길에 세운 선의 모뉴망》

최종태전시관 기획전 《선의 비행 : 구도의 길에 세운 선의 모뉴망》

[기획의도]
《선의 비행 : 구도의 길에 세운 선의 모뉴망》은 완성된 작품을 통해 최종태의 예술세계를 설명하는 대신, 작품이 되기 이전의 선과 기록에서 출발한다. 자필 원고의 여백과 이면, 반복해서 그려진 얼굴과 형상, 지우고 고쳐 그린 흔적을 따라가며 하나의 형태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그 과정에서 이루어진 작가의 선택을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선택된 것’만큼이나 ‘선택되지 않은 채 남겨진 것’에 주목한다. 작품으로 발표되거나 전시된 결과물 뒤에는 수많은 시도와 망설임, 수정과 포기가 존재한다. 이 흔적들은 완성작에 종속된 부수적인 자료가 아니라 작가의 생각이 움직이고 형태를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중요한 기록이다. 이를 통해 드로잉을 조각을 위한 밑그림이라는 위계에서 벗어나, 최종태의 조형적 사유가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독립적인 창작 행위로 바라본다.
나아가 ‘선택’의 문제를 미술관의 역할로 확장한다. 미술관의 전시와 수집, 연구와 기록 역시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남길 것인가를 결정하는 과정이다. 그동안 작품의 주변에 머물렀던 기록을 다시 꺼내어 살피는 이번 전시는 작가의 선택을 복원하는 동시에, 무엇을 작품으로 호명하고 미술사적 의미를 부여할 것인지에 대한 미술관 자신의 선택을 되묻는다. 이를 통해 최종태의 예술세계를 이미 확립된 서사로 반복하기보다, 아직 충분히 읽히지 않은 자료와 흔적에서 새로운 질문을 만들어가는 연구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전시내용]
이번 전시는 최종태가 오랜 시간 남겨온 드로잉과 자필 원고를 중심으로 구성한다. 반복해서 그려진 얼굴과 인물, 원고의 여백과 이면에 그려진 형상, 글과 그림이 한 화면에 공존하는 자료 등을 통해 작가에게 ‘그린다’는 행위가 어떠한 의미였는지를 살펴본다. 특히 긋기와 지우기, 다시 그리기와 고쳐 쓰기가 반복되는 화면을 통해 생각이 선으로, 선이 형태로 변화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전시는 완성된 작품과 함께 그 주변에 남겨진 드로잉과 기록을 나란히 제시한다. 작품으로 선택된 것과 선택되지 않은 채 남겨진 것, 의도적으로 보존된 기록과 우연히 남겨진 흔적을 함께 살펴봄으로써 완성과 미완, 작품과 자료를 구분해 온 경계를 다시 바라본다.
관람객은 이러한 자료를 따라가며 하나의 작품 뒤에 존재하는 수많은 선택의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나아가 작가가 무엇을 선택했는가를 넘어, 오늘날 미술관이 그 가운데 무엇을 다시 발견하고 전시하며 기록하는가를 함께 살펴봄으로써 최종태의 작업을 고정된 결과가 아닌 계속해서 읽고 질문할 수 있는 대상으로 새롭게 조명한다.

[작가정보]
충남 대덕군 회덕면(현재의 대전 대덕구 오정동)에서 태어나고 자란 최종태는 대전사범학교에 입학, 2학년이 되던 해에 故이동훈에게 지도를 받았다. 조각가 김종영의 작품을 접한 것을 계기로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조각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졸업 후, 대전·충남 지역에서 교사로 재직하던 중 1959년부터 1962년까지 연달아 대한민국전람회(이하 ‘국전’)에서 수상 및 추천작가 선정이라는 쾌거를 이루었다. 소녀와 여인을 주요 소재로 삼아 간결하고 소박한 한국의 전통적인 미감을 인체 조각을 통해 새롭게 재해석하였다.
최종태의 조각은 단순한 형상을 넘어 영원성과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담고 있다.

[출판물정보]
2027년 개관 1주년 기념 도록 발간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