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열린수장고 소장품 기획전 《풀의 시간》

[기획의도]
성민우는 오랫동안 풀을 그려왔다. 그러나 그의 화면에서 풀은 단순한 소재가 아니다. 길가와 빈터, 하천변과 들판에서 쉽게 지나쳐지는 풀은 하나의 개체로 서고, 여러 존재가 함께 놓이는 군락이 되며, 시들고 사라진 뒤에도 화면에 남는다.
작가는 여러 겹 배접한 바탕 위에 비단을 입히고, 그 위에 수묵과 채색, 금분과 은분을 차례로 쌓아 올린다. 수묵은 풀의 줄기와 잎, 겹침과 번짐을 만들고, 채색은 풀의 색과 밀도를 더한다. 금분과 은분은 사라지기 쉬운 풀의 윤곽 위에 빛의 층을 얹어, 낮고 희미한 존재를 화면 안에 오래 머물게 한다.
이번 전시는 〈풀의 초상〉, 〈오이코스_사이〉, 〈풀의 정원〉, 〈오이코스_부케〉를 통해 성민우 회화가 풀을 다루어온 방식을 살핀다. 한 포기의 풀을 독립된 대상으로 세우는 일에서 출발한 그의 작업은, 여러 풀이 함께 놓이고 얽히는 관계로 확장되며, 나아가 자연을 이름 붙이고 구분해온 인간의 시선을 다시 묻게 한다.
성민우의 풀은 더 이상 배경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 쉽게 지나쳐온 세계의 가장자리에 놓인 존재이며, 작가가 완전히 이해하거나 소유하려 하지 않은 채 곁에서 오래 마주해온 대상이다. 《풀의 시간》은 이 풀들이 화면 안에서 어떻게 자기만의 자리와 시간을 얻게 되는지를 보여준다.
[전시내용]
〈오이코스_사이〉
Oikos_Between
2023
비단에 수묵과 은분
Ink and silver powder on silk
227.3×781.8cm
성민우는 풀을 하나의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여러 존재가 함께 놓이는 관계로 바라본다. 〈오이코스_사이〉에서 풀들은 서로 얽히고 겹치며 하나의 큰 장면을 이룬다. 작가는 비단 위에 수묵을 쌓고 은분을 더해, 풀의 겹침과 번짐이 만들어내는 층위를 화면에 형성한다. 은분의 차가운 빛은 풀의 윤곽을 드러내면서도 화면 전체에 옅게 퍼진다. 관람자는 화면을 멀리서 조망하는 데 그치지 않고, 풀들 사이로 들어가는 듯한 공간감을 경험하게 된다.
〈풀의 초상〉
Grass Portrait
2023
비단에 수묵과 은분
Ink and silver powder on silk
162.2×130.3cm
〈풀의 초상〉은 길가나 들판에서 쉽게 지나치는 풀을 하나의 존재로 바라보게 하는 작품이다. 작가는 비단 위에 수묵으로 풀의 줄기와 잎을 그리고 은분을 더해, 작고 희미한 윤곽을 화면 위에 남긴다. 은분의 차분한 빛은 풀의 형상을 또렷하게 드러내면서도, 화면 전체에 옅은 깊이를 만든다. 이를 통해 풀은 더 이상 배경에 머물지 않고, 하나의 독립된 대상으로 나타난다.
〈풀의 초상〉
Grass Portrait
2024
비단에 수묵과 금분
Ink and gold powder on silk
162.2×130.3cm
2024년의 〈풀의 초상〉은 금분을 사용해 풀의 윤곽을 보다 선명하게 드러낸다. 작가는 비단 위에 수묵으로 줄기와 잎을 그리고 금분을 더해, 사라지기 쉬운 풀의 형상을 화면 위에 오래 머물게 한다. 금분은 장식적 효과를 넘어, 낮고 희미한 존재를 또렷한 회화적 대상으로 전환시키는 재료로 작동한다. 이를 통해 풀은 주변의 배경이 아니라 고유한 시간과 모습을 가진 존재로 다가온다.
〈풀의 정원〉
Grass Garden
2025
비단에 채색과 금분
Color and gold powder on silk
90.9×65.1cm
〈풀의 정원〉은 자연을 바라보는 인간의 시선을 다룬 작품이다. 정원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아니라, 사람이 경계를 만들고 가꾸어낸 공간이다. 작가는 비단 위에 채색과 금분을 겹쳐 올리며, 작은 풀들이 모여 이루는 장면을 구성한다. 채색은 풀의 색과 밀도를 드러내고, 금분은 그 위에 빛의 층을 더한다. 성민우는 이 작품을 통해 우리가 자연을 이름 붙이고 구분해온 방식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오이코스_부케〉
Oikos_Bouquet
2021
비단에 채색, 금분
Color and gold powder on silk
162.2×130.3cm
〈오이코스_부케〉는 여러 식물의 형상을 하나의 다발처럼 묶어낸 작품이다. 부케는 기쁨의 순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지지만, 시간이 지나면 시들고 흩어진다. 작가는 이 형상을 통해 관계와 기억이 지닌 지속과 사라짐의 시간을 드러낸다.
비단 위에 쌓아 올린 채색은 각 식물의 형태와 차이를 살리고, 금분은 그 다발 위에 빛의 층을 만든다. 이 작품에서 부케는 단순한 꽃다발이 아니라, 축복과 관계, 기억의 시간이 겹쳐진 장면으로 나타난다.
[작가정보]
성민우
학력
한국교원대학교 미술교육학 박사
홍익대학교 동양화전공 석사
홍익대학교 동양화과 학사
주요 개인전(5개년 이내)
2025 《Bouquet for You》, Art Company Ima, 싱가포르
2025 《오이코스_사이》, 세지갤러리, 서울, 한국
2025 《찬란한 풍경》, 한가람미술관, 서울, 한국
2024 《풀의 정원》, 아트센터자인, 서울, 한국
2023 《Oikos》, 한가람미술관, 서울, 한국
2023 《이동훈미술상 특별상 수상작가전》, 대전시립미술관, 대전, 한국
2022 《Oikos_Begin Again》, 갤러리에이블, 세종, 한국
2021 《Kore’s Bouquet》, 테미예술창작센터, 대전, 한국
주요 단체전(5개년 이내)
2026 《몽유이천도》, 이천시립월전미술관, 이천, 한국
《1984~2026 이전과 이후, 회화》, 한벽원미술관, 서울, 한국
2025 《보이지 않는, 느낄 수 없는》, 갤러리그라프, 서울, 한국
《Symbiosis》, Art ImA, 싱가포르
《우미미연비비》, 김홍도미술관, 안산, 한국
《일묵여뢰》, 덕군화랑, 타이페이, 대만
2024 《MONOLOGUE & DIALOGUE》, 아트센터 자인, 서울, 한국
《북적북적》, 스페이스로, 서울, 한국
《Faculty Art Show》, 일락갤러리, 공주, 한국
《다반향초》, 안젤리미술관, 용인, 한국
2023 《호연재 Vol.4》, 대덕문화원, 대전, 한국
《Easy&Friendly》, 갤러리어스, 서울, 한국
《한국화의 새로운 모색과 확장》, 함평군립미술관, 함평, 한국
《종이와 비단》, 고트빈갤러리, 대전, 한국
2022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갤러리자인제노, 서울, 한국
《꽃이 피다》, 갤러리밀크릭, 하남, 한국
《더 드로잉-Fundamental》, 그림손갤러리, 서울, 한국
《광주화루전》, KJ상생아트홀, 광주, 한국
2021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 프리뷰》,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 대전, 한국
《한일예술통신5》, The Terminal KYOTO, 교토, 일본
《despierta 깨어나라》, 모리스갤러리, 대전, 한국
《생태, 생태예술과 여성성》, 동덕아트갤러리, 서울, 한국
수상
2024 인카네이션 문화예술재단 예술상
2022 이동훈미술상 특별상
2021 광주화루 우수상
2015 단원미술제 단원미술상
2015 금강미술대전 최우수상
2013 겸재 정선 내일의 작가
작품소장
서울시립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김홍도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정부미술은행, 주한이집트대사관, 한국가스기술공사, 한국수자원공사, 나라키움대전통합청사, ㈜에이블정보기술, TJB대전방송, 갤러리H, 베이징 청갤러리, 개인소장
레지던시
2021 테미예술창작센터
[출판물정보]
도록 발간 예정(비매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