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진: 마주한 자연

박광진: 마주한 자연

기증작품 특별전 《박광진: 마주한 자연》은 박광진 화백(1935년생)과 제주가 맺어온 60년 인연의 역사를 돌아보고, 그의 예술적 성취를 조명하는 전시입니다. 박광진은 한국 구상 회화의 전개와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 화가로, 해방 이후 국내에서 미술교육을 받은 첫 세대입니다. 작가는 선배 세대의 전통을 계승하는 동시에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구축하기 위해 끊임없는 실험과 조형적 모색을 시도하였습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미술 행정가이자 교육자로서 남다른 열정을 보이며 한국 현대 화단의 기틀을 다지는 데에도 많은 기여를 했습니다.
초기에는 대상을 완벽하게 묘사하는 사실주의에 집중했으나, 구상력이 작품의 예술적 가치를 결정짓는 절대기준이 될 수 없음을 자각한 이후, 새로운 조형 세계를 탐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기하학적 요소와 추상적 감각을 결합해 자연의 생명력과 소리를 시각화한 <자연의 소리> 연작을 선보이며 자연의 본질을 포착하였습니다.
박광진은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제주의 자연 풍광을 화폭에 담아내며 제주와 깊은 인연을 맺어왔습니다. 작가에게 제주는 예술적 영감의 원천으로, 1964년 여름, 배편으로 처음 제주를 방문한 이후 꾸준히 제주를 찾았습니다. 당시 아카데미즘 화풍에 충실했던 작가에게 제주의 대자연은 평생에 걸친 미적 탐구 대상이 되었고 그의 인생과 예술세계를 완전히 뒤흔들어 놓았습니다. 2006년 저지문화예술인마을 조성과 함께 제주에 정착해 수많은 제주 풍경화를 남겼습니다. 또한 제주의 자연을 담은 작품 149점을 기증하며 제주현대미술관이 개관하는 결정적인 밑거름을 마련하였습니다. 2025년에는 작품 100점을 추가로 기증하여 작가가 평생 일구어낸 예술적 성과를 제주도를 위해 아낌없이 환원하였습니다.
《박광진: 마주한 자연》은 박광진 화백의 기증 작품 중 주요 작품을 선별하여 선보이는 전시입니다. 그는 90세를 넘긴 나이에도 여전히 자연의 가장 진실하고 아름다운 본질을 찾고자 붓을 놓지 않는 예술가입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한평생 자연과의 대화로 일구어낸 작가의 예술적 여정을 함께하시길 바랍니다.